210703_위클리
해프닝
1. 하악 수평매복사랑니 1개 발치
드디어 1개 남았던 매복사랑니를 발치했다 ㅜ 그것도 오늘 아침에.
매년 내 숙원사업 중 하나였음 (다른 하나는 운전면허 따기. 이건 대체 언제 한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전혀 속시원하지 않고 비참하고 힘들다. 그리고 이 느낌은 매복사랑니 발치해 본 사람들만 안다. 안 해 본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모를것임.
치과가 제일 공포스러운 이유는 생소한게 오감으로 느껴져서인것 같다. 치과의자에 끌려가면 감각세포들이 사이렌 울려대면서 당장 도망가야한다고 소리 질러대는것만 같다.
고문기구 같은 도구들 보는 것만으로도 겁이 들고, 치료할 때의 그 불쾌하게 시린 감각은 치과 말고는 다른데선 겪을 일이 없으니ㅠ
매복사랑니를 발치한다면 두개골을 드릴이 뚫는것 같은 느낌도 더해지고, 뼈와 살이 타는 냄새와 입안에 잔뜩 튀어대는, 정체가 뭔지 대충 감은 가지만 알고는 싶지 않은 이물질에 대한 감각도 느낄 수 있다. 아, 더불어 선생님의 우악스런 손힘도 ㅎㅎ.....ㅠㅠ
그렇지만 막상 발치는 아프지 않다. 마취를 단단하게 해놔서 정말 하나도 안 아프다. (내가 간 치과가 사랑니 발치로 유명한 데라서 안 아프게 한 걸수도 있지만)
문제는 마취가 풀리고 나면 어떻게 설명하기 힘든 통증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다는것 ㅜㅜ
오늘 타겟인 사랑니는 전에 못되게 자란 놈보다는 좀 나을거라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CT를 찍어보니 신경에 닿아있고 뿌리도 깊숙이 박혀있어서 통증이 덜할리가 없다는걸 알게됐음.
그리고 치위생사분께 확인차 여쭤보니 저번에 뽑았던것과 비슷할거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쥐꼬리만했던 희망도 버려버렸다. ㅎ
막상 뽑는데는 금방 걸렸고, 이번엔 두 조각으로 조각나있어서 저번보다는 수월하게 뽑혔지만, 3시간 후 거즈 뺐을 때 통증은 진짜 이전과 비슷했다.
피도 나서 짜증나는데 뺀 부위의 통증과 그로 인한 두통이 너무 심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입안 통증은 누가 내 입안의 피부를 다 벗겨버리고 거기에 청양고추가루 잔뜩 뿌려댄 느낌이랄까? ㅜ 잇몸이 욱신욱신
그럴 수밖에 없는게, 매복사랑니는 살을 째고 잇몸뼈를 갈라내면서 발치해야하기 때문에 얌전히 난 케이스보다 마취 후 통증이 심하다. 하 근데 머리로 아는건 별개의 문제다.
마취 풀리고 거즈 빼기 한 30분 전에 미리 젤리를 삼키고 (위장 보호) 받아온 약을 먹었다. 그래도 너무 아파서 한참 끙끙대다가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고, 여전히 온몸이 아파서 한 알을 더 먹었다.
그랬더니 지금 (저녁 6시) 정신이 든다 ㅜ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을때 기력이 너무 없어서 아이스크림을 좀 먹었더니 살것 같았다.
집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팩 2개를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고, 두통과 열이 떨어지질 않아서 숨골에 올려대고 있다.
인류가 아직도 진화를 제대로 못 한 상태라는게 열받게 만든다.
쓸데없는 고통을 계속 받아야하다니 쒸익,,,
2. 회사 업무 추가
이번주 예정된 날짜에 맞추어 업무가 추가됐다.
근데 신기하게 기존에 관리해온 업무들도 마치 기다린양 갑자기 날 바쁘게 만들고 있어서 정신없이 저글링 해야했다.
바쁘게 여러 업무를 동시에 굴리는것 자체는 괜찮다. 그냥 조금 피곤할 뿐이다.
그렇지만 회사에서 이 업무에 대해 자기들이 케어해야할 부분이 있는데 코로나 핑계를 대면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고, 이게 나를 화나게 만든다.
(생각해보니 블로그 쓸때마다 매번 짜증난다, 화난다는 얘기만 쓰는것 같다. 좀 자제하고 싶은데...그렇지만 1주의 절반 이상이 그 상태라서 안 쓸 수가 없는데 어쩌나!)
회사에서 신경을 쓰지 않다보니,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해야하고, 월급일부터 알려주고 있자니 내가 무슨 신입사원 인수인계 해주는것만 같았다. ㅜ
다시 화가 나니 머리가 더 아픈것 같으므로 이 얘기는 여기서 그만해야게따 ㅎ,,
3. 운동
일주일에 1번 있는 아침 6시 PT,,
이때 가면 스트레칭 할 때가 제일 두렵다. 고문 그 자체다.
고관절 스트레칭 할 때는 트레이너가 내 다리 찢을때마다 우는 소리를 낸다. (하지만 진짜 울지는 않음. 그리고 다리가 정말 수평으로 다 찢기지도 않음)
내 고관절이 짧기도 하고, 요즘 이상하게 pt 갈 때마다 골반 쪽이 다 너무 굳어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뻣뻣해져있어서 하체 스트레칭 하면 오만상 찌푸리면서 힘들어한다.
집에서 고관절 정말 자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갈 때마다 하고 집 가면 그냥 늘어져있음.
런닝에서 인터벌로 뛰는걸 즐기는데, 그 이유는 혼자 과몰입하면 드넓은 초원에서 누구 사냥하는 느낌이 들어서ㅋㅋㅋㅋ
근데 이 상황을 좋아하면서도 내가 이상한 이유로 신나있다는걸 알기 때문에 좀 찔렸다.
이 얘기를 동생한테 했더니, 자기는 자전거 타고 한강 달릴때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음.
열심히 달리는 사람이 옆에 지나가면 내가 저 사람 쫓는거다 그리고 저 사람보다 더 빨리 갈거다 이러면서 팍팍 밟는다고
사람 많을 때 개인운동 가면, 옆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 이상하게 나도 자극 받아서 좀 더 무리해서 한다.
(한국의 경쟁 교육이 애를 이렇게 망쳐놓았음)
그래서 양쪽 손목이 맛이 갔다. 왜냐하면 무리해서 한다는 것은, 내 자세에 신경을 덜 쓰고 좀 더 버티는 거에 몰두한다는 것이기에 ㅎ,,,
오른쪽은 상하로 움직였다간 큰일났고, 왼쪽은 좌우로 움직였다간 욕 나왔다.
덕분에 손으로 매달리거나 드는 운동은 못 하고 있다. 내가 제일 근육이 없는 부위가 상체인데 참 바보같은 결과임
나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발레하고 싶다는 욕구가 지난 주말에 너무 커져서 둘이서 후기 찾아보고 나름 열심히 고민해보았다.
그리고 코로나 확진자가 800명 돌파를 했다.
일단 헬스장 방문횟수나 줄이자고 해따
요런걸 보았다
1. 황수미 & 헬무트 도이치 - 첫사랑 (김효근 작사/작곡)
레슨에서 곧 있으면 첫사랑을 할 거라, 간만에 찾아들었다.
아니 근데 이 영상이 소프라노 소리도 너무 좋지만, 반주가 깜짝 놀라게 좋았다 ㅜㅜ
반주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곡반주자라는데 곡이랑 소프라노 소리와도 잘 어울리게 연주하셔서
별 생각없이 클릭했다가 계속 돌려들었음.
cf) 아래 유채훈 버전도 다시 생각나서 여러번 돌려들었음.
2. asmr soupe - 셜록의 방 asmr
내가 유일하게 듣는 asmr 장인 유튜버. 다른 asmr은 안 찾아듣는다.
보통 그리핀도르나 슬리데린 커먼룸 버전만 듣는데, 퇴근하고 밤에 집에서 책 읽다가 틀어보았다.
근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바로 좋아요 누르고 ㅜㅜ 쓸쓸한 느낌이 불한당 사운드트랙 같음
하지만 바이올린 선율이 중간에 나오는데 이 부분이 깬다 흑.... 댓글에서는 누가 오렌지캬라멜의 립스틱이라는데 본 이후부터 더 와장창
그렇지만 그 부분만 넘겨서 들으면 되니깐! ㅎㅎ,,,
3. 오디오북 - Heartburn by Nora Ephron. Read by Meryl Streep
뉴요커 최근 기사(클릭)를 읽고, 대체 어느 정도길래?? 하는 궁금증이 들어 매달 해지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오디블에 간만에 들어가 킨들 버전과 함께 구입을 했다.
그리고 집에서만 듣고 있다. 너무 웃겨서 도저히 밖에 돌아다니면서 들을 수가 없다.
아래는 펭귄 랜덤하우스에서 올린 오디오북 샘플
그리고 이건 출판사 소개글
Is it possible to write a sidesplitting novel about the breakup of the perfect marriage? If the writer is Nora Ephron, the answer is a resounding yes. For in this inspired confection of adultery, revenge, group therapy, and pot roast, the creator of Sleepless in Seattle reminds us that comedy depends on anguish as surely as a proper gravy depends on flour and butter.
Seven months into her pregnancy, Rachel Samstat discovers that her husband, Mark, is in love with another woman. The fact that the other woman has "a neck as long as an arm and a nose as long as a thumb and you should see her legs" is no consolation. Food sometimes is, though, since Rachel writes cookbooks for a living. And in between trying to win Mark back and loudly wishing him dead, Ephron's irrepressible heroine offers some of her favorite recipes. Heartburn is a sinfully delicious novel, as soul-satisfying as mashed potatoes and as airy as a perfect soufflé.
줄거리를 이렇게 보니 딱히 재밌어보이진 않지만(그냥 평범한 미국 막장 소설 같아보임), 노라 에프론의 문장과 메릴 스트립의 내레이션은 같이 만나면 그냥 너무 웃김....ㅠ
노라 에프론식 유머코드가 나랑 잘 맞아서 웃긴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다시 봐도 펀치라인이 그렇게 웃겼는데 책으로 매운맛 버전을 보니 더 재밌음.
그리고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이상적인 오디오북은 처음 듣는다 ㅜㅜ 역시 메릴 스트립 하,,, 사람이 그렇게 아름다우면서 매력도 넘치면 인간이 아닌거잖아요
아직 절반 이상 읽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깔깔대며 다 읽을듯
4. 영화 : O brother where art thou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 코엔 형제
의외로 코엔 형제 영화들을 많이, 그리고 재밌게 챙겨본 엄마 추천으로 집에서 같이 봤다.
원래 이 날 데이빗 린치의 트윈 픽스 영화 버전을 틀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음산하고 무서워서 즐거운 영화로 틀었음.
낄낄대면서도 완성도에 감탄하면서 봤던 영화 ㅋㅋㅋㅋ
주인공 조지 클루니 캐릭터 이름이 율리시즈길래, 오딧세이아 어댑테이션인건가 했는데 큰 줄기를 사용한게 맞았다.
장르는 판타지 뮤지컬 코믹? 암튼 즐겁고 신난거 다 섞어둔 영화였던. 두꺼비 너무 웃겼음 ㅜㅜ
그래도 역경은 꽤 무서웠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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